29. 갤리 상선과 군용 갤리선
갤리 상선
13세기 말부터 갤리선도 상선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그러나 베니스와 제노바와 같은 도시들이 대형 갤리를 만들어 무역활동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14세기 초부터 본격적으로 쓰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갤리 상선은 주로 귀한 화물의 운송과 순례자 운송에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갤리선이 바람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라운드십보다 안전하고 빨랐기 때문입니다. 갤리 상선의 특징은 군용 갤리보다 폭이 넓은 것입니다. 선박의 길이와 폭의 비율을 보면 군용 갤리는 8:1이었지만 상인용 갤리는 6:1이었습니다. 화물을 수용하기 위해 선폭을 늘린 것입니다. 갤리 상선의 적재량은 약 150~200톤으로 250톤을 넘는 것도 있었습니다. 갤리 상선은 순례자를 운반하는 여객선으로도 사용되었습니다. 십자군 이후, 서구 기독교도들의 성지 순례자의 수가 급속히 증가했고 그 선편으로 갤리 상선은 다른 어떤 선박보다 더 적합했기 때문입니다. 갤리 상선의 승무원은 배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200명 정도였습니다. 그중에는 무장한 호위병도 있었고, 긴급시에는 승무원 전원이 전사를 맡을 수 있었던 것도 장점이었습니다. 갤리 상선은 반드시 노역에만 의존하지는 않았습니다. 순풍에는 범주를 했는데 나중에는 돛이 2~3개로 되었습니다. 이처럼 중세 지중해에서는 라운드 상선과 갤리 상선이 공존했습니다. 갤리선은 원래 군사용으로 개발되었지만 상업적으로 사용된 것은 그중에서도 대형 갤리였습니다.
군용 갤리선
로마의 붕괴와 함께 사라진 군용 갤리선은 9세기 말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해 몇몇 도시 국가의 해군력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갤리선이 군용선으로 사용되었는데 그 이유로는 당시 해군 전투는 배가 배와 충돌하는 접전이었는데 갤리선은 인력에 의한 신속한 기동성과 조종성을 발휘할 수 있고 지중해에는 계절풍이 없고 바람 방향도 분명하지 않기 때문에 군선은 범주에만 의존할 수 없는 지리적 조건 때문이었습니다. 군용 갤리선에는 대형, 중형, 소형 등 다양한 종류가 있었습니다. 소형 갤리선에는 16~20개의 노와 1~2개의 삼각 범을 가진 갤리 오트, 8~10개의 노와 하나의 돛을 가지고 있으며 13세기부터 16세기에 걸쳐 잡 용선으로 쓰인 프리게이트 등이 있습니다. 대형 갤리선으로는 전장이 180피트, 폭 20~25피트, 노의 길이 40피트의 것도 있었는데 이 노를 젓는 데에는 5명이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중형 갤리가 사용되었습니다.
베네치아는 가장 번영한 도시국가이기도 했지만 갤리선을 최대한 활용한 도시이기도 했습니다. 베네치아가 사용한 갤리선은 양쪽에 25개 내외의 노좌를 둔 3단 갤리선이었습니다. 다만 3단 갤리선이라고 해서 노열을 상하로 구분한 것이 아니고, 한 노좌에 3명이 앉아 각각 노 한 개씩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노좌를 선현에 직각으로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비스듬히 배치함으로써 올을 평행하게 선외로 뻗게 할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선수에는 전투 갑판이 선미에는 선수루가 있고 좌우의 좌석 한가운데에 통로가 있습니다. 병사들은 선수 전투 갑판, 선미로 및 노수 사이에 배치되어 전투에 임했습니다. 갑판부의 대부분은 노수가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병사들의 활동은 불편했지만 배의 기동성이 우선 요구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