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라벨선과 캐랙선
캐라벨선과 캐랙선
지난 글에서 3본 마스트선에 대한 소개와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번 글에선 캐라벨선과 캐랙선은 무엇이며, 어떻게 발전해 갔는지 알아보겠다.
캐라벨선과 캐랙선은 대항해 시대를 열었던 선박이다.
1. 캐라벨선
캐라벨은 포르투갈에서 개발된 3본 마스트선이다. 그러나 그것은 삼각 범만을 쓰는 배다. 카라벨은 13세기부터 어업 같은 데에 쓰여 오다가 차차 연안 항해선으로 커지고, 15세기에 들어서는 엔리케 왕자의 아프리카 서해안 탐험 같은 데도 쓰이기에 이르렀다. 카라벨은 횡범을 주로 쓰는 캐랙선보다도 선저가 평탄하고 배의 폭이 좁으며 물에 잠기는 홀수가 작고 속력도 빨라서 연안 항해에는 아주 적합한 배이다. 콜럼버스도 캐라벨을 아주 좋아해서 그가 아메리카 탐험ㅎ에 나설 때도 한척의 캐랙 산타마리아호와 두척의 캐라벨 니나호와 핀타호를 썼다. 그러나 캐라벨은 대양 항해에는 아주 부적합하여 콜롬부스도 돌아오는 길에는 니나호를 캐랙범장으로 개조해 오지 않을 수 없었다. 캐라벨은 이와 같이 15세기까지만 쓰이고 그 후에는 캐랙선에 눌려 대양 항해선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말았다.
2. 캐랙선
14세기까지 북부 유럽에서는 마스트 한 개에 횡범을 장비한 코 그 선이 널리 쓰이고 지중해에서는 삼각 범인 라틴세일을 장치한 배들이 쓰였으나 15세기에 들어서 북방선과 지중해선이 융합하여 대양 항해선으로 발전했었다는 것을 앞에서 보아왔다. 이렇게 15세기에 나타난 전형적인 대양 항해선이 바로 캐랙이다.
캐랙선은 마스트가 3개이다. 선수 루상에 피어 마스트, 선체 중앙에 메인 마스트, 선미 루상에 미즌 마스트가 있고 펑 마스트에는 사각형인 횡범, 메인 마스트 하부에는 사각 주범과 상부에는 사각 정범, 미즌 마스트에는 삼각형인 종범이 각각 장치되어 있다. 이밖에 선수 앞쪽으로 뉘어져 뻗어있는 가름대 밑에도 작은 사각범 스피릿 세일이 있다. 메인 마스트와 퍼어 마스트 범장은 북방 선인 코 그 선의 것과 같고 미즌 마스트의 범장은 지중해선의 라틴세일 장치와 동일하다. 사각 범을 달은 횡 범장 치는 뒷바람을 잘 받아 순풍에 좋고, 삼각 범으로 된 종범 장치는 역풍을 잘 뚫고 나가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앞에서 이야기하였지만 캐백은 바로 그 두 장점을 다 살리기 위하여 마스트의 수를 늘리고 두 가지 범장을 다 채택한 다장선이다.
캐랙의 외판은 여러 판재를 맞대어 붙이는 카벨 이음으로 만들어져 있다. 카벨 이음은 튼튼한 늑골을 먼저 세운 다음 비교적 엷은 외판을 그 위에 붙여 나감으로 선체가 정교하고, 클링커 이음은 두터운 외판재를 서로 겹쳐 나감으로써 구조가 견고한 것이 특징이다.
캐랙의 선형은 선수루와 선미가 있고 선미에 고정타가 달려 있어 꼭 북방선과 같다. 그러나 하체 부분은 선수와 선미부가 다 같이 둥글게 되어있어 지중해선 그대로이다. 이와 같이 캐랙선은 범장이 북방선에 가깝고 선체와 선형은 오히려 지중해 선에 가깝다. 캐랙선은 14세기 말이나 15세기 초부터 지중해와 이베리아 반도에서 쓰이기 시작한 흔적이 농후하다. 그러나 캐랙선이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1450년경부터이고 그 후 급속히 발전되었다.
캐랙선의 크기는 15세기에 400톤 정도이던 것이 16세기 초에는 1, 000톤 이상으로 늘어났다. 1500년 베네치아의 대형 캐랙선은 길이 98.5피트, 용골 길이 69피트, 폭 33피트, 깊이 21. 5피트에 이르고, 선현에는 28개씩 모두 56개의 함포(艦砲)도 장치하고 있었다. 또한 1520년경의 포르투갈 군선은 갑판 6층에 140문 이상의 포를 가진 것도 있었다. 캐랙선은 이와 같이 15세기 후기부터 16세기 전기에 이르는 수십 년 동안에 급속히 발달하여 지리상의 발견에 이바지하고 군선으로도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