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군용범선의 종류와 함포의 발전

2022. 8. 27. 11:33카테고리 없음

각국 군용범선의 종류

군선의 모양과 성능은 나라마다 각기 독자적인 특징을 약간씩 지니고 있었다. 17세기의 영국, 프랑스의 군함을 비교해 보면 포의 수와 배치에 있어서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영국은 되도록 포의 수를 늘이고 3층으로 배열하는데 대하여 프랑스는 포를 적당한 수로 제한해서 2층으로 배열했다. 앞면의 두 도표에도 여실히 나타나 있듯이 기함 구실을 해야 하는 1급함은 예외로 하고 2급함의 경우에 영국군함은 포 90분 정도를 3층으로 배치하는데 대하여 프랑스 군함은 70분 정도를 2층으로 두는 것이 보통이었다. 3급, 4급, 5급함에 있어서도 그와 같은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 얼핏 생각하기에 영국선
이 우월한 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프랑스 군함은 속력이 빠르고 폭이 넓으므로 활동이 편하고 복원 성능과 안정성이 좋고 밑의 포열이 수면보다 훨씬 높아 포의 명중율도 좋은 점 등 모든 성능이 한동안 영국 군함을 능가했다. 영국 군함은 비좁아서 활동이 불편하고 최하층의 포열은 수면에 가까워 파도가 조금만 쳐도 포문을 열 수 없어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18세기에 들어서 군함의 근본적인 발달은 별로 없었다. 18세기는 단지 17세기의 연장과 같아서 혁신적인 군선을 찾아보기 힘들다. 군용범선의 종류는 16세기에는 갈레온선이 출현하고 17세기에는 개량형 갈레온선이 나타났는데 18세기에는 그저 17세기의 배가 그대로 얼마만큼 커졌을 뿐이다. 이것은 영국이 1670년에 건조한 1급함 프린스호가 약 1,400톤, 포 100문이었는데 그 후 100년 가까이 지나 1765년에 건조된 빅토리호가 약 2,200톤, 포 102문이었다는 사실에 여실히 나타나 있다. 다만 17세기와 18세기의 군함은 선체의 장식에서 현격한 차가 있었다. 16세기의 갈레온은 오로지 기능 위주로 건조되어 별로 장식을 하지 않았다. 기껏 선현에 채색을 하여 아름다움을 나타냈다. 그런데 17세기에 들어서 대형군선은 화려한 조각과 현란한 색채로 장식되기 시작했다. 영국의 제임스 1세는1610년 유명한 조선가 피니어스 페트에 명하여 선현과 선수, 선미에 왕가의 문장(紋章), 왕관, 동물, 글자 등 세밀한 조각을 새겨 넣은 호화선 프린스 로이얄호를 만들었다. 찰스 1세도 부왕 못지 않게 1637년 조각과 금박으로 뒤집어 씌운 〈황금의 악마>라고 불리는 바다의 군주호를 만들었다. 이 시기에는 영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네덜란드 등도 모두 호화찬란한 군선을 만들었다. 그러나 18세기에 들어서 이와 같은 풍조는 점차로 자취를 감추고 군함은 소박한 옛 모습을 되찾게 되었다. 조각도 선수상정도에 그치고 채색도 흑색,갈색 등 단순한 것으로 낙착되었다. 그러나 선수상만은 19세기까지도 모든배의 유일한 장식으로 남았다. 이처럼 17세기 이후 군용범선의 종류는 유럽의 나라별로 특이점을 가지고 발전하였다.

 

함포의 발전


유럽에서 함포는 1350년경부터 쓰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1410년 영국의 <바다의 크리스토퍼〉에 실린 포는 8~9온스의 연탄을 발사하는 구경 3.5cm의 것으로서 유치하기 그지 없었다. 1485년 헨리 7세가 건조한 거함 리젠트호는 포 25문을 탑재하고, 1571년경 레판토해전 당시에는 갤리선마저도 선수 중심 선상에 구경 7인치의 50파운드포를 장비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레판토해전에서 포의 효용은 경포를 가지고 적을 다소 혼란시키는 정도뿐이었다. 해전에서 함포의 위력이 어느 정도 발휘된 것은 1558년 영국함대와 에스파니아의 무적함대가 대전했을 때이다. 그로부터 해전에서는 군함에 함포를 많
이 탑재하고 그것으로 적함의 흘수선 부근에 명중탄을 퍼부어 구멍을 내서 침수시키거나 화약고를 폭파시켜 적함을 격침시켜야 한다는 전술사상이 생겨나고 17세기 이후의 군함은 다투어 함포수를 늘이게 되었다. 이것은 함포시
대의 막을 연 것으로서 해군 전술의 혁명이었다.17, 18세기의 함포인 캐논 로이얄, 캐논, 데미캐논포는 포신의 길이에 비해 구경이 큰 대구경계포로서 32~68파운드의 무거운 포탄을 발사하는 것이고, 칼버린, 데미 칼버린포는 구경에 비해 포신이 긴 장포신계포로서 18파운드와 9파운드의 포탄을 각각 쓰는 것이었다. 사정거리는 장포신계포가 긴 것은 물론이지만 같은 종류의 포라도 포신과 포탄의 정밀도, 화약의 성능 등에 좌우되어 일정치 않고, 수평 사정거리와 최대 사정거리에서 캐논포는 250야드와 1,700야드이고 칼버린포는 300야드와 2,600야드 내외였다. 이 시대의 함포는 일반적으로 대구경단신포가 존중되었다. 1588년 에스파냐와 영국의 대전에서 에스파냐는 대구경 단신포계인 캐논포, 영국은 소구경장신포계의 칼버린포를 주로 사용하여 오히려 영국이 승리를 얻었지만 소구경 포로는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는 없었다. 이 해전에서 대구경 단신포에 의한 편현일제 포격만이 적함을 격침시킬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음으로써 그 후로는 캐논계 포를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전쟁을 통해 각국 함포의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